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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기로운 육아생활] 놀이하는 아빠들 1 [이론편] 2020-06-11
작성자 부산센터 조회 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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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로운 육아생활 – 육아플러스>


놀이하는 아빠들 1 [이론편]


이강훈
울산과학대학교 교수학습지원센터   연구원
유아다문화인식여구소   소  장
통계유치원   원  장
유토피아연구소   소  장
교육빅데이터연구소   대  표

 


1. [Epilogue] 코로나19(covid-19)에 따른 온종일 돌봄 사태: 아이들 놀이의 위기

 

 


현재 코로나(covid-19)가 세계적 대유행을 의미하는 팬데믹(pandemin)으로 치달으면서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의 야외활동에 이르기까지 제약이 생기고 있다. 이로 인해 아이들은 놀이 공간의 상실을 경험하고 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의 자녀들은 돌봄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지만 안전하게 맡아줄 마땅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된 가정에서 그나마 다행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조차 평소와 달리 오랜 시간을 자녀와 함께 보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를 몰라 하는 경우가 많다.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는 유아중심·놀이중심으로 배움을 추구하면서 유아의 놀이가 강조되고 있다. 그러나 많은 가정들에서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평소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온종일 양육을 경험하게 되면서 그동안 아이들의 성장과 발달을 위해 이루어졌던 대부분의 지원들을 자녀를 맡긴 유아교육기관에 지나치게 의존해왔던 것은 아니었는지 되돌아보게 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재택근무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평소 양육활동에 잘 참여하지 못했던 아버지들이 양육활동에 강제적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자녀와 함께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 잘 알고 있는 아버지의 경우라도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들과 온종일 함께 하다보면 금방 지쳐버린다. 많은 아버지들의 놀이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인해 아이들은 놀지도 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놀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물론 대부분의 아버지들은 좋은 아버지가 되고자 평소에 해주지 못했던 거친 신체놀이를 해준다거나 어머니의 감시로부터 벗어나 평소 금지되었던 놀이를 함께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평소 경험하지 못한 아버지와의 상호작용은 자녀들에겐 그 자체만으로 좋은 자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놀이에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데 아무리 건장한 아버지일 지라도 자녀들과 함께하는 놀이에 금세 힘이 부치게 된다. 따라서 자녀가 동의하지 않은 시점에서 갑작스럽게 놀이를 중단하게 된다거나, “이제 많이 놀았으니 그만 놀고 공부해”와 같은 통보에 의한 타율적인 학습을 시작될 수 있다. 아이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충분히 놀지도 못했을 뿐 아니라 놀이라는 경험을 통한 배움을 얻을 기회까지 상실하게 된 것이다. 즉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아이들은 건강의 위기와 함께 놀이의 위기까지 함께 겪고 있는 것이다. 본 칼럼에서는 영유아기 놀이와 놀이성의 중요성에 대해 살펴보고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놀이참여가 영유아의 놀이성과 전인발달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와 더불어 자녀양육과 놀이지원에 있어서 아버지의 바람직한 역할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이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자녀를 마주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아버지들에게 놀이참여 동기를 높이고 아버지-자녀 간 친밀감 형성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2. 영유아기 놀이성의 중요성

 

 

 


  놀이성이란 일반적으로 영유아가 즐거움이나 만족감을 얻기 위해 억압된 감정에서 벗어나 스스로 놀고자하는 태도나 기분으로 정의되고 있다. 최근에는 비록 타인의 시선에선 일로 여겨지거나 다소 위험하게 보일지라도 아이가 향유하면서 즐거워하고 행복할 수 있는 모든 사고 및 행위의 총체를 놀이로 보았으며, 이러한 놀이에서 아이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반응이나 행동 양상을 놀이성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이러한 영유아의 놀이성을 발현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은 영유아의 행복한 삶을 지원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유아의 놀이성을 증진하기 위한 활동은 가정에서도 필수적일 것이다.


영유아의 놀이성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교사와 어머니뿐 아니라 아버지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다. 현재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자연을 체험하거나 놀이터를 이용하는 것이 어렵게 되었지만 가정 또한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영유아의 놀이성을 증진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유아체육이나 게임, 그림책 읽기, 동요 부르기, 동시 짓기, 역할놀이나 이야기 나누기, 블록 쌓기 놀이 등이 있다. 이러한 활동은 영유아의 놀이성 뿐만 아니라 전인발달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이강훈, 2020). 특히 2019 개정 누리과정에서도 그림책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림책은 스토리텔링의 기능을 가지고 있어 책 읽어주기 하나만으로도 좋은 놀이가 될 수 있다. 또한 글자를 몰라서 책을 읽지 못하는 아이에게는 글보다는 그림책을 읽어줄 수 있으며, 이러한 책 읽어주기 활동을 통해 한글을 배우게 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것이 최근 개정된 누리과정에서 소개하는 ‘놀이를 통한 배움’이라고 볼 수 있겠다. 물론 모든 놀이는 ‘학습 같은 놀이’가 아니라 ‘놀이 같은 학습’이 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부모는 자녀와 함께 놀이하는 공동놀이자로서 인식할 필요가 있으며, 이 때 아버지는 자녀와 함께 놀이에 즐겁게 참여하는 과정을 통해 자녀의 놀이 특성을 바르게 이해하고 발달적 변화를 가까이서 관찰해보는 의미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아버지 양육참여와 놀이참여의 효과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놀이참여는 놀이에 대한 유아의 몰입 수준과 놀이참여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자녀와 함께하는 신체활동은 영유아의 놀이성 및 전인발달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먼저 아버지의 놀이참여도가 높을수록 자녀의 놀이성은 높아진다. 다만 성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아버지가 즐거움을 추구하고 낙천적인 성향일수록 남자아이의 놀이성 증진에 도움이 되며, 아버지가 유머와 위트가 많고 재미있는 성향일수록 여자아이의 놀이성 증진에 도움이 된다.


  다음으로 유아의 신체운동지능은 부모의 관심과 참여에 의해 증진될 수 있다. 아버지는 자녀와의 신체활동을 통해 자녀의 적극적인 성격을 발견하게 되었으며, 자녀와의 친밀감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특히 아버지와 자녀 간의 신체활동 경험은 아버지의 자녀의 발달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는 점에서 유익하다.


  또한 아버지의 자녀와 함께 하는 놀이상호작용은 유아의 인지능력과 신체운동능력뿐 아니라 언어발달에도 효과적일 수 있다. 유아는 하루 일과 중 놀이와 일상생활, 다양한 활동 등을 통해 세상을 경험하고 탐색한다는 점에서 아버지와의 놀이경험은 자녀의 성장과 발달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러한 효과는 일반아동 뿐만 아니라 언어적 발달지연을 경험하고 있는 아동이나 국제결혼가정 출신 아동에게도 해당된다. 특히 아버지의 책 읽어주기 활동은 자녀의 언어지능 발달에 도움을 주기 위한 대표적인 활동이다. 오늘부터라도 다른 놀이를 시작하기 전이나 잠들기 전에 간단한 내용의 책 읽어주기부터 시작해보는 것을 권해본다.


  아버지의 양육참여의 또 다른 효과는 자녀의 사회적 유능감이나 리더십, 자아존중감과 회복탄력성 및 자기조절능력과 같은 사회·정서지능 발달에도 도움을 준다는 점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사회지능 발달을 위해서라면 단순한 양육에 참여하는 것뿐만 아니라 놀이참여자로서 자녀와 함께하는 놀이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도 성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남자아이는 신체활동이나 규칙이 있는 게임, 그리고 만들기 놀이가 효과적일 수 있으며, 여자아이는 교사나 엄마아빠가 되어보는 역할놀이가 효과적일 수 있다. 이처럼 아버지의 적극적인 양육참여와 애정적인 양육태도는 자녀의 놀이성 증진과 전인발달 뿐만 아니라 향후 자녀가 초등학교에 진학 시 학교적응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야외활동에 제약이 있겠지만 가정에서도 공간의 제약이 적고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신체활동이 많다.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우위를 점하고 있는 아버지의 경우 평소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어머니가 해주지 못했던 신체활동과 야외활동에서 강점을 보일 수 있는점에서 에너지 넘치는 자녀와의 신체활동 놀이를 권해본다.

 

 


4. 영유아기 놀이 활성화를 위한 아버지-자녀 간의 친밀감 형성하기: 놀이강점에 따른 맞춤형 놀이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아버지와 자녀의 놀이는 놀이성 증진과 전인발달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놀이라도 아버지와 자녀 간의 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있는지에 따라 상호작용의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또한 아버지와-자녀 간의 놀이의 효과에 있어서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와 자녀 간의 친밀도가 아버지의 놀이참여 과정에서 자녀의 놀이성 증진과 전인발달의 효과성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어떠한 놀이 유형이 유아의 놀이성 증진에 효과적인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겠다. 먼저 신체적 자발성을 증진하는 데에는 신체놀이가 효과적이며, 사회적 자발성을 증진하는 데에는 규칙이 있는 게임이 효과적이다. 또한 인지적 자발성을 증진하는 데에는 다양한 도구들의 기능을 알아보는 놀이가 효과적이며, 즐거움의 표현능력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역할놀이가 효과적일 수 있다. 즉, 아버지와 자녀 간의 놀이는 다소 체력을 요하는 유형의 놀이가 잘 이루어질수록 자녀의 놀이성 증진과 전인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특히 자녀의 관심과 흥미에 따른 맞춤형 놀이는 친밀감을 형성하는 데에도 효과이다.

 

 


5. [Prologue]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굶기지 말자!!!

 

 

 


  코로나19(covid-19)가 비교적 소강상태에 접어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정부의 지침이 바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녀와의 놀이나 학습지원과 같이 자녀 양육에 대한 어려움은 여전하다. 평소 양육의 어려움을 지원받기 위해 즐겨 찾던 육아종합지원센터도 대면접촉의 두려움으로 인해 꺼려지는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누리과정에서 제시하고 있는 인간상인 건강한 사람, 자주적인 사람, 창의적인 사람, 감성이 풍부한 사람, 더불어 사는 사람을 기르는데 소홀할 수 없다. 이는 아이들의 놀이지원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을 선호하고는 있지만 이동경로가 명확하여 감염원에 대한 정보에 대한 파악이 비교적 용이한 가족 간에는 위생과 안전이 담보되는 선에서 건강한 상호작용이 어느 정도 활성화 될 필요가 있다. 편해문(2012)은 사람이 밥 없이 살 수 없는 것처럼 아이들에겐 놀이가 밥이기 때문에 놀이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보고, 때론 위험한 놀이도 안전한 놀이가 될 수 있고 주장한다. 이러한 위험은 단순히 안전하지 않은 공간이나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불현듯 닥쳐올 다양한 위기상황에서 이를 극복하고 이겨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자는 의미가 크다. 따라서 위험하기 때문에 경험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안전하게 이용하고 대응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준다는 의미에서도 아이들의 놀이를 제약하기보다는 안전한 놀이 환경을 구성하는 데 더욱 노력해 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놀이의 개념이 단순히 쉬는 것과 공부하지 않는 것에서 벗어나 놀이에 대한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는 전체적인 과정의 변화가 필요할 것이다. 이러한 놀이에 대한 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한 놀이 패러다임의 변화는 놀이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으로부터 발생하는 다양한 부모와 자녀 간의 갈등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가정을 유아의 행복한 놀이 환경으로 탈바꿈 하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참고자료>
- 이강훈 (2018). 학교적응에 영향을 미치는 유아기 변인들 간의 관계에 대한 종단연구. 열린유아교육연구, 23(6), 399-425.
_ _____ (2019). 빅데이터를 통해 살펴본 유아기 놀이성 증진 방향 탐색. 교육혁신연구, 29(3), 257-289.
_ _____ (2020).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을 활용한 유아신체활동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열린유아교육연구, 25(1), 1-33.
- 이강훈, 황해익 (2019). 유아의 신체·언어·사회·정서지능 향상을 위한 스토리플레이(Story Play) 프로그램 개발 및 효과. 열린유아교육연구, 24(5), 315-353.
- 제희선, 이강훈 (2018). 아버지의 양육참여와 유아의 자아존중감 간의 관계에서 자아개념의 종단매개효과. 교육혁신연구, 28(2), 399-421.
- 편해문 (2012). 아이들은 놀이가 밥이다. 경기: 소나무.
- 편해문 (2015). 놀이터, 위험해야 안전하다. 경기: 소나무.
- 편해문 (2018). 아이들은 놀기위해 세상에 온다. 경기: 소나무.
- 편해문 (2019). 위험이 아이를 키운다. 경기: 소나무.
- 홍유정, 한세영 (2020). 아버지의 거친 신체놀이와 양육참여 및 리더십에 따른 유아의 정서조절능력. 아동학회지, 41(2), 103-115.
- Vygotsky, L. S. (2016). Play and Its Role in the Mental Development of the Child. International Research in Early Childhood Education, 7(2), 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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